알뜰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서 가입자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동통신 3사로 빠져나간 고객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6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고객은 21% 줄어든 71만 명에 그쳤다.
1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옮긴 고객은 63만8435명으로 2016년 52만7794명보다 21.0% 증가했다.
반면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고객은 70만8567명으로 전년(90만2371명)보다 21.5% 감소했다. 알뜰폰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7만132명에 그쳤다. 이는 전년 37만4577명이던 순증 가입자와 비교할 때 5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2011년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목적으로 출범시킨 알뜰폰은 이통 3사 대비 30∼40% 이상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이통 3사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중저가폰 판매 확대로 3년 전부터 성장세가 둔화됐다.
실제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순증 규모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4년 86만 명에서 2015년 48만 명, 2016년 37만 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7만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처음으로 알뜰폰 가입자가 순감할 것이 유력하다.
이미 월별 가입자는 순감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월별 이탈자가 유입 고객을 추월하며 번호이동 순감이 나타났고, 9월부터는 4개월째 순감 현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9∼12월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8495명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이통3사의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올라가면서 알뜰폰과 요금 격차가 줄었다"며 "여기에 원가에 해당하는 도매대가 인하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알뜰폰의 요금 경쟁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