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로 더치페이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카드는 30일 국내 카드사 최초로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란 한마디로 카드를 사용해 각자 결제하는 것이다.
우리카드의 더치페이 서비스는 모바일 앱 ‘우리페이’를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한 사람이 우리카드로 전액을 결제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페이’ 앱으로 더치페이를 요청하면 SMS, 카카오톡 등을 통해 링크가 전해진다. 해당 링크를 누르고 ‘우리페이’ 앱에 접속, ‘승인’을 누르면 결제가 되는 식이다. 더치페이 신청일 하루 전부터 당일까지 음식점에서 사용한 카드결제가 대상이다. 1만 원에서 30만 원까지만 가능하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깡 등 악용을 사전에 막는 차원에서 서비스 대상이나 결제액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비스 도입은 9월 금융위원회 주관 ‘신용카드사 CEO 간담회’에서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이 제안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약관 승인 절차를 거쳐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카드사들은 전반적으로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 시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는 카드사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면서 “우리카드가 먼저 시행했으니 추후 상황을 주시하면서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앞으로 카드사들이 카드 더치페이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카드사 간의 서비스 공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우리카드 고객끼리만 더치페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카드사 간 더치페이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카드사별로 더치페이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기는 다르겠지만 카드사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다른 카드사들 중에 관련 약관 승인을 신청한 곳은 없다”면서도 “우리카드를 통해 약관 승인을 한 만큼, 앞으로 절차는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비스 확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사 간 서비스 도입을 위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당국이 주도해서 포인트 통합 얘기가 나왔지만 결국 무산됐다”면서 “카드사 간 더치페이 서비스 문제는 고객정보 공유 등 민감한 문제가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