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실시한 통화안정증권(통안채) 91일물 입찰이 호조를 보였다. 낙찰금리도 무난한 수준을 기록한데다 응찰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통안채 91일물 만기가 오는 10월3일로 추석연휴 첫날인데다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노린 수요도 있다는 관측이다.
응찰액은 2조3500억원이었고 응찰률은 261.1%를 보였다. 이는 직전 입찰에서 보인 응찰률 280.0%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직전 10회 평균 응찰률 193.3%에 비해서는 높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만기가 10월3일로 원금과 이자지급은 하루 앞인 10월2일이다. 이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9월29일로 지급일이 당겨지면서 최대 4일간 자본비용만큼 이익을 볼 수 있다”며 “RP금리로 보면 대략 35만원씩 4일 100억원당 120만원 정도 되겠다. 오늘 입찰에 이를 노린 수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2002년 금융권이 토요일 휴무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제정한 ‘금융권의 토요휴무 실시에 따른 통화안정증권의 원리금 지급에 관한 특례 결정’에 따라 휴무일이 법정공휴일일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해 이자지급을 달리하고 있는 중이다. 규정에 따르면 통안채 이자 또는 원리금 지급일이 되는 토요일의 경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거한 공휴일(이하 법정공휴일)이 아니라면 해당 토요일의 직전 영업일에 당해 지급기분의 이자 또는 원리금을 지급한다. 반면 법정공휴일인 경우에는 기간은 그 익일로 만료한다는 민법 제161조에 의거해 해당 토요일 직후 영업일에 당해 지급기분의 이자 또는 원리금을 지급한다.
즉 만기가 토요일일 경우 통상은 그 전일인 금요일에, 법정공휴일은 그 다음 영업일인 다음주 월요일이 원리금과 이자 지급일이 되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규정에 의해 10월3일 만기도래하는 통안채 91일물의 원금과 이자지급일은 하루 앞선 10월2일이다.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9월29일날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임시 대통령선거일로 지정됐던 지난 5월9일에는 당시 통안채 만기물량에 대한 원금과 이자지급이 하루 미뤄지면서 시장이 손해를 본 바 있다. 당시 만기 물량은 4조4000억원으로 시장이 입은 이자 손실액만 1억6000만원으로 추정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