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 맞은 KRX금시장… 외형 4배 성장

입력 2017-03-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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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음성거래… 기관투자자 확보 과제 여전히 남아

한국거래소가 금 현물시장인 ‘KRX금시장’을 개설한 지 3년 만에 일평균 거래량은 물론, 거래 규모도 4배가량 급증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홍보마케팅 전략, 투자자 확보 노력, 금값 인상 등 세박자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특히 지난해 2월 대북 리스크, 6월 브렉시트 등의 영향으로 금 가격이 급등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불확실성이 다소 진정되고 금리인상 여파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트럼프 정권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금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설 이후 이달 7일까지 총 8572kg의 금이 거래됐다. 금액으로는 약 3861억원 규모다. 또 올 들어 일평균거래량은 2만1052g으로 전년 대비 18.2% 증가, 개설 당시(5555g)보다 무려 279% 급등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 당초 대비 4배가량 성장했다.

투자자 참여도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개인투자자가 52.74%로 시장 참여비중이 가장 높았고, 참여도가 매우 낮았던 기관투자자 거래 비중(8.61%)은 3년 만에 34배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공급자제도(LP)가 도입돼 기관은 물론 실물사업자의 참여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인증한 순도 99.99%로 주식과 같이 경쟁매매를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양도·배당·이자소득세가 없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다만 실물 인출 시에 부가가치세(매입가액의 10%)는 부담해야 한다.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10개의 증권사에서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거래소는 KRX금시장 활성화를 위한 미니금(100g) 상장, 금관련 ETF 등 연계상품의 상장 등을 통해 향후 국내 금 거래의 50% 수용을 목표하고 있다. 전진수 파생상품시장본부 금시장 팀장은 “국내 금시장 규모는 연간 150~160톤으로 일평균 600kg으로 추산되며, 이중 음성거래 규모가 50%(75~80톤)로 추정된다”면서 “현재 KRX금시장 거래 규모가 연간 약 4톤임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여력이 20배 이상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금의 음성거래가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넘어야할 과제다. 투자자 확보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한다는 것. 정미영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 부장은 “KRX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은행은 물론 연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중요하다”라며 “2016년 말 한국의 중앙은행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외환보유고 대비 1.0%, 전세계 33위 수준임을 감안하면 향후 한국은행과 연기금이 해외 시장이 아닌 KRX금시장을 통해 금을 투자할 경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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