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STX 등 조선업 부진과 이에 따른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이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말결산을 앞두고 재무비율을 올리기 위해 운전자금을 상환하면서 관련대출 감소폭도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총대출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위주로 한 시설자금 대출금 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40%대를 돌파했다.
특히 제조업은 전 분기보다 9조3000억 원 줄어든 324조3000억 원을 나타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기타운송장비(-4조9000억 원), 금속가공제품ㆍ기계장비(-1조2000억 원), 1차금속(-1조1000억 원) 등 대부분 업종에서 줄었다.
건설업도 전 분기보다 1조6000억 원 줄어 37조7000억 원을 보였다. 이 또한 지난해 4분기(2조 원) 감소 이래 1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반면 서비스업은 12조7000억 원 증가한 569조1000억 원을 나타냈다. 부동산 및 임대업(6조 원)과 도ㆍ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2조1000억 원) 위주로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전 분기보다 13조2000억 원 감소한 589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통계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이다. 반면 시설자금은 12조3000억 원 증가한 395조6000억 원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산업별대출금에서 시설자금 비율은 전 분기 38.9%에서 40.1%로 확대됐다.
최영업 한은 금융통계팀 부국장은 “4분기 중 조선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수조 원에 가까운 규모의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아울러 연말에는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운전자금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이 겹치다 보니 대출금이 줄었다”며 “출자전환을 뺄 경우 산업별 대출금은 증가 추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