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위해 준비한 ‘대통령 말씀 자료’에 경영권 승계 관련 언급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안 전 수석은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말씀 자료에 ‘이 정부 임기 내에 승계문제 해결을 희망한다고 기재된 것이 기억나느냐’는 질문에 “기억한다.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작성해서 그대로 올린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이 자료에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배경’이라는 제목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관련 내용 등이 기재돼 있는 점도 시인했다. 다만 자료의 출처와 관련해 안 전 수석은 “경제수석실 내의 담당자가 기존에 있는 현안에 대해 언론 등을 보고 작성해 비서관을 통해 올리는 것”이라며 “삼성 쪽에서 자료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삼성 장충기 사장에게 자료를 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말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삼성으로부터 자료를 받지 않았느냐’는 추궁이 이어지자 “제가 확인은 못 했지만 아마 아닐 것이다”라며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