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가 올해 6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석 달 동안 발행한 CP는 3조7411억 원에 달한다. 분기 기준으로 견줬을 때 역대 최대 규모다.
계열사별로는 호텔롯데가 발행한 CP가 870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쇼핑 4500억 원, 롯데카드 3300억 원, 롯데알미늄 3151억 원, 롯데칠성음료 3050억 원, 롯데물산 3000억 원 등의 순으로 규모가 컸다.
롯데그룹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인 CP에 의존하는 것은 검찰 수사 때문이다. 검찰이 6월부터 롯데그룹을 전방위 수사하면서 투자자들은 롯데 회사채 투자를 꺼렸다. 이에 따라 6월 1일부터 이달 29일까지 롯데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단 한 건도 없다.
회사채는 기업 재무 상태가 아닌 대외 현안에도 10bp(1bp=0.01%포인트) 미만의 금리가 출렁인다. 롯데그룹 각 계열사의 자금 담당자들은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검찰 수사가 지나가기를 바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신호를 강하게 보낸 것은 롯데에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시장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조달 비용이 늘기 때문이다.
29일 기준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3.1bp 상승한 1.272%에 마감하는 등 채권 금리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 상황과 대외 현안 모두 롯데그룹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조달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서라도 내달 중 회사채 발행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9~12월 만기가 돌아오는 롯데그룹의 일반 회사채 물량은 1조800억 원에 달한다. 이 물량 모두를 CP로 돌려막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기 차입금 증가는 기업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다음 달 이후 자금 조달 계획이 구체화되겠지만 아직까지 각 계열사별로 어떻게 회사채 만기를 차환할지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