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독주…"나홀로 강세에 시장 왜곡" vs "삼성전자發 실적장세 기대"

입력 2016-08-23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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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독주가 심상치 않다.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60만원을 돌파한 이후 주가는 연일 '고공행진'에 나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강세에 전문가들은 기대감을 나타내는 한편,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보이고 있다. 국내 수급 환경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독주는 다른 종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독주의 역설(Paradox)'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000원(1.32%) 오른 16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중 한때 169만4000원까지 오르며 전날 장중 세운 사상 최고가(169만2000원)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3년 7개월 만에 종전 사상 최고가(158만4000원)를 갈아치운 뒤 나흘 연속 사상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은 현 주가 수준에서 5~10% 가량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같은 주가 상승세에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삼성전자의 강세가 증시 전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때 코스피 등락비율(ADR)이 하락하면 향후 코스피가 정체되거나 하락 변동성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2년 2~5월, 2013년 9~11월, 2015년 9~11월 세 차례 모두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타 업종이나 종목에 반대급부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투자자들도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23조원대로 전년 대비 2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자금 동향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 등 몇 개 소수 종목과 그동안 낙폭이 과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장이 형성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히 투자할 종목을 고르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실적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흐름이 당분간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같은 실적주에 베팅하는 전략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근본적 배경이 실적 호조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업종 역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익 전망 호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19일 기준)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은 40조9000억 원을 기록하고 있고, 상향조정 과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이익 모멘텀 호전이 특정 업종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익 모멘텀 호조 지속을 기반으로 업종별 순환매를 통한 견고한 시장흐름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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