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상반기 1조 원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미리 발표하면서 다른 은행들 상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 실적 전망치를 토대로 2분기 은행권 대손충당금 전망치가 최대 8조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중 한국산업은행ㆍ한국수출입은행ㆍ농협은행 등 특수은행의 비중이 90% 이상으로 정부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FN가이드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주요 특수은행과 시중은행의 2분기 부정적 시나리오상 대손충당금 적립 예상 규모는 8조6470억 원이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등급하향을 전제로 한 것이며, 기본 시나리오상 총 규모는 약 7조 원 안팎이 예상된다.
이 중 산업은행이 2조7780억 원, 수출입은행이 3조5610억 원, 농협은행이 1조2830억 원으로 대부분(94%)을 차지했다.
주요 시중은행인 신한ㆍ국민ㆍKEB하나ㆍ우리ㆍ부산ㆍ경남ㆍ대구은행 등, 이들 은행의 예상 충당금은 1조250억 원이었다.
우리은행이 35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 3500억 원, 신한은행 1560억 원, 국민은행 1180억 원 순이었다.
지방은행 중 부산은행은 330억 원, 경남은행은 110억 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전망치는 대우조선해양 건전성 분류의 ‘요주의’ 하향을 전제한 것으로 나머지 조선사들은 부실처리, 해운2사는 부실처리에 준하는 상황을 산정했다.
은행들은 대규모 충당금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조선ㆍ해운사에 대한 여신 등급을 조정하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사와 삼성중공업에 대해선 건전성 분류 변경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악의 경우 ‘요주의’ 하향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결산에서 ‘요주의’로 하향했고, 신한은행은 지난 5월에 ‘요주의’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건전성분류 하향을 최근까지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곧 등급하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은행은 ‘정상’으로 분류 중이나 익스포저가 200억 원에 불과해 다른 은행의 행보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은 1분기에 어느 정도 낮춰진 상태다. KEB하나ㆍ국민은행은 ‘고정’이며, 우리은행과 부산은행은 ‘요주의’로 낮췄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회수의문’으로 급격히 하향했는데 익스포저가 낮아 뒤늦게 조치했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건전성분류 하향 대신 추가 충당금 적립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회수의문’ 또는 ‘추정손실’ 수준으로 분류해 두고 있어 추가 부담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STX조선해양의 경우에도 ‘고정’으로 분류해 둔 국책은행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전액 손실처리하고 추가 부담 가능성을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