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충당금 비상…신용평가 능력 도마에

입력 2016-06-03 10:23 수정 2016-06-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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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에 비상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향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의 경우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농협은행이 보유한 STX조선 여신은 기존 ‘고정’에서 ‘추정 손실’로 여신이 재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농협은행은 이달까지 적어도 65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STX조선을 포함해 연내 농협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를 2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김용환 NH농협 금융지주 회장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대규모의 충당금을 한 번에 쌓는 ‘빅배스’를 선언했지만, 농협중앙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은행이 대규모의 충당금을 한꺼번에 무리하게 적립할 수밖에 없는 것은 기존 여신 평가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분류하는 자산건전성 등의 신용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

은행들은 연체나 부도 여부, 미래의 채무상환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출채권(여신)을 분류한다.

문제는 조선업 부실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대우조선해양이다.

금융권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은행 여신은 총 23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관련 여신을 일제히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은 지난해 수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6638%에 달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고, 연체 발생 사실이 없기 때문에 ‘요주의’로 분류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 재분류에 나서고 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여신관리협의회를 열고 ‘정상’으로 분류된 대우조선의 여신을 ‘요주의’로 한 단계 낮췄고, 국민은행 역시 지난 3월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강등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자율적인 여신 평가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면서 “시중은행 사이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 재분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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