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하이닉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연구개발비는 4425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6557억원)의 12.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3.2% 가량 상승한 수치로, 지난해 4분기 전체와 (9.3%), 2014년(8.3%)보다 늘었다. 어려운 경영상황에도 선제적 투자를 통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위상을 다지며 더 큰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3조6560억원, 영업이익 5620억원, 순이익 4480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4조4100억원·9800억원) 대비 각각 17%, 43%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큰 폭의 D램 가격 하락으로 8분기 연속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한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2013년 1분기(7600억원) 이래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IT 수요 비수기 속 공급과잉이 이어졌고, 20나노 초반 공정으로의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수익성 회복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모바일 및 PC,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D램 시장 3위 마이크론이 2분기 D램 출하량을 확대하는 ‘치킨게임’을 예고한 만큼,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조 시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회사 전반적인 체질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욱 CEO가 강조하는 핵심 가치인 본원적 기술력 강화를 위해 주력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기술ㆍ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도 올해 목표인 48단 3D낸드 플래시 양산을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글로벌 2위인 D램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까지 20나노 초반 D램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시스템 IC 사업, 뉴메모리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역량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줄이는 등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불황극복을 위해서라도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