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12일 전날 코스닥시장 급락은 가격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코스닥지수는 4.93%(33.62포인트) 급락하며 단숨에 650선을 이탈했다”며 “2011년 9월 6일(36.69포인트) 이후 4년 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연중 최저치는 물론 작년 12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레벨다운 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동시 순매도로 2500억원 가까운 대규모 매도를 기록했다”며 “코스피시장 기관과 외국인 순매도(1040억원)의 2.4배에 달하는 강도로 2008년 3월 28일 이후 가장 큰 매도규모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코스닥지수 급락은 가격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 강화라는 트리거가 차익실현 매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코스닥은 재차 전고점과 역사적 고점에 진입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됐던 상황”이라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코스닥은 지난 5일 현재 17.36배로 코스피 대비 38% 프리미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도 가세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며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중소형주 약세가 뚜렷하다”며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리스크에 민감하고 성장 프리미엄을 받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될 때마다 큰 충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가 하락변동성에 시달리는 동안 견조한 수익률을 낸 것도 급락의 빌미가 됐다. 이 연구원은 “연초부터 급락 이전(2월 5일)까지 수익률을 비교하면 코스닥은 글로벌 57개국 증시 평균 수익률(-6.34%)은 물론 여타 국가들의 중소형주 수익률을 크게 상회한 –0.15%를 기록 중이었다”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 강했던 코스닥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타겟이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여기에 연초 이후 코스닥 강세를 주도했던 제약업종이 전일 5.67% 급락한 것도 지수 폭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반등에 나선다 해도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다시 강세를 보이기에는 가격ㆍ밸류에이션 수준이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