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기업평가는 SK건설을 비롯해 두산건설, 태영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수익률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고 판단해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SK건설은 지난 상반기에 신용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데 이어 회사채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려갔다. 사우디 와싯 프로젝트로 인해 영업익이 하향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사우디 와싯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 2조원 규모의 가스플랜트 프로젝트로 올 9월 준공예정이었지만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비가 상승했다. 원가율이 상승하며 지난 2013년에는 49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으로 사우디 와싯 현장이 마무리되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은 예상됐던 사안”이라며 “사우디 와싯 프로젝트는 올해 안으로 준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와싯 현장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만큼 현장이 마무리된다고 바로 신용등급이 향상하기는 어렵지만 일반 회복세는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A를 유지해오다 A-로 낮춰졌고, 두산건설은 BBB에서 BBB-로 하향됐다.
한화건설 역시 해외플랜트 사업의 낮은 채산성으로 영업수익성 회복이 저조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한화건설의 사우디 현지법인은 지난 1분기 34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선 평가전문위원은 “한화건설은 해외플랜트사업의 영업수익성이 저조하고 차입부담이 지속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며 “다만 지난 4월 수주한 이라크 소셜 인프라(Social Infra)사업이 올해 말이나 내년 착공에 들어가면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영업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이어졌다. 공공 공사의 채산성이 낮고 수주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매출액의 80%가 공공 공사였던 태영건설은 A등급을 유지하다 이번 평가에서 A-로 하락했다. 이 건설사의 매출 50%는 채산성이 낮은 토목 공공 공사에서 발생했다. 특히 대다수 최저가 입찰제로 수주한데다 올해 상반기 토목공사 신규수주마저 감소한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공공공사에 최저가 낙찰제 대신 종합심사낙찰제가 도입되면 공공 공사 환경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서 이제껏 공공 공사에서 수익을 본 업체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부터는 공공 공사 수주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바라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