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17일 동일인을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바꾸는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매년 (동일인을) 지정하는데, 내년 4월 1일 지정할 때 바뀔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만약 정 위원장의 발언대로 롯데의 동일인이 신 회장으로 변경된다면, 신 회장을 중심으로 기업집단 범위가 새로 설정된다.
동일인은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로, 공정위가 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개인이나 회사를 말한다. 공정위는 동일인의 지분과 영향력을 고려해 계열사 범위를 정하는데, 공정거래법은 동일인 관련자를 배우자,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경우 관련 정보를 매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매년 4월 규제대상 기업집단을 새로 지정한다. 한진의 조중훈 회장이나 동국제강의 장상태 회장이 사망했을 때도 동일인이 없는 채 일정기간을 보낸 후 신규 지정 때 동일인을 변경했다.
공정위는 동일인이 신격호 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된다고 해서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 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처가 쪽 지분율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동일인이 변경되면 신 회장이 보유한 해외계열사 주식보유 현황을 공시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공정위는 지난 8월 당정협의에 제출한 ‘롯데관련 대기업집단 이슈에 대한 공정위 입장’ 자료에서 해외계열사 관리 강화와 관련해 “동일인에게 공시의무를 부과해 동일인이 해외계열사 현황을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검토해야 한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동일인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지분이 어느 정도 이상을 보유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없이 해당 기업이 지정하는 사람이나 대표자를 동일인으로 보는 등 모호한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