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1987년 노동조합 설립 이후 23년간 노사 무분규 협상이라는 상생 경영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동계 최대 쟁점으로 꼽히던 통상임금을 적극적으로 타결해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은 ‘1사 3노조’라는 특이한 노사 관계를 갖고 있다. 1987년 울산고무공장에서 첫 노조가 설립된 이후 여수고무공장에 두 번째 노조가 생겨났다. 2001년 금호케미칼(옛 미원유화)을 합병하며 기존 노조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호석유화학의 노사관계는 ‘상생’과 ‘협력’이라는 키워드로 표현된다.
특히 금호석유화학 노사는 2010년부터 3년간 이어진 경영 정상화 기간 중 2년간의 임금동결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며 2011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기업경영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위해 경영진이 참석하는 노사협의회를 분기별로 1회씩 운영하고 있으며 각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사가 함께 하는 산행, 체육대회, 전진대회, 해외연수 등의 노사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는 조직 문화활동을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아 가고 있다.
이러한 노사의 소통과 협력관계는 안전관리로 이어진다. 그 결과 올해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은 ‘무재해 17배수’(2003년 3월~2015년 5월)라는 창사 이래 최고의 안전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의 노사가 지금과 같은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1997년 외환위기 극복과 2001년 금호케미칼(현재의 울산수지공장) 구조조정 극복 일화가 자리한다. 1997년 위기감이 고조되자 울산고무공장 노사는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인상을 동결하기로 결의하고 쟁의기금으로 회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노동조합은 당시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이 2000원으로 떨어졌음에도 회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데 협력했다.
2001년에는 금호케미칼을 합병해 경영합리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그로 인해 유휴인력이 발생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해고 대신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남은 인력은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해 고용안정에 최선을 다했다. 이에 노조는 상여금 100%를 자진 반납하며 회사의 정책에 화답했다.
이러한 노사 상생 협력을 바탕으로 금호석유화학은 2010년 노사문화대상(고용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는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