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관련 그룹주 펀드가 주목받는 가운데 최근 지배구조 단순화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친 SK그룹주의 성과가 가장 돋보였다.
27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키움SK그룹우량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1의 최근 1년 성과(27.21%)는 동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 성과(6.16%)를 크게 앞섰다. 이는 동기간 그룹주 펀드 평균 수익률(삼성그룹주 펀드 제외)이 -4.86%로 역성장 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기준일: 2015.5.26)
SK 그룹주 펀드가 날아오른 데는 SK C&C 주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2007년 SK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SK 위에 SK C&C가 존재하는 옥상옥 구조의 비정상적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에 두 회사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2~3년 전만 해도 SK C&C의 가치가 낮아 합병 이후 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반도체 시장 진출 이슈로 SK C&C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SK와 합병 가능성도 증폭됐다. 연초 12만원대이던 SK C&C 주가는 지배구조 재편 기대감을 안고 연말 27만원대로 치솟았다.
SK와 LG, 삼성 등 그룹주펀드 운용역인 박성진 키움투자자산운용 팀장은 “지배구조 문제가 떠오른다고 해서 그룹주가 다 오르는 것은 아니고 이슈가 되는 종목을 얼마나 편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지난해 SK그룹주 펀드에는 SK C&C 주식을 많이 편입했기 때문에 성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LG그룹의 경우에는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펀드 성과에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미래에셋TIGER LG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과 한국투자LG그룹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주식)(A)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6.87%, 5.71% 수준으로 동기간 20% 넘게 상승한 SK그룹주펀드와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와 관련해 LG 오너가 4세 경영 승계가 가시화 되면서 LG상사가 지배구조 핵심기업으로 지목되는 등 관련 이슈가 등장한 바 있다.
박 팀장은 “지배구조 이슈라도 시총이나 편입 비중이 작은 LG상사에 국한됐기 때문에 그룹주 펀드 실적과는 큰 연관성이 없었다”며 “오히려 올해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LG화학 등 최근 각광받은 업종을 중심으로 편입을 확대하면서 연 초 이후 실적이 전년도의 두 배 이상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더라도 현대차처럼 기업 자체 펀더멘탈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는 경우 그룹주 펀드 수익률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