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안형준<사진>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장은 제2롯데월드 내부에서 발견된 균열에 대해 “건조 수축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건물 위에서 받는 하중과 처짐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시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안 교수는 현재 초고층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건물구조기술사, 건설안전기술사, 건축품질시험기술사 자격 등을 보유한 국내 최고 권위자다.
안 교수는 일반적인 건조 수축과 다른 이유로 균열의 수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일반적인 건조 수축 과정에서 생기는 균열은 방향성을 가지지 않는다. 또 개장 기간에 비해 숫자도 너무 많다는 설명이다. 본지가 최근 제2롯데월드에서 발견한 주차장 벽면 균열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 있었다.
그는 “건물의 변위(처짐)에 대해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차장의 경우 차를 댈 공간 확보를 위해 기둥 사이의 스판(SPAN; 공간)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 곳이 처지면서 갈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차가 거의 없는 지하 4층과 5층에서 균열이 발생했고, 온도 변화가 적은 지하라는 점이 그에 대한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2층 매장에서 발견된 진동 문제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안 교수는 “진동이 계속될 경우 ‘피로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동을 일으키는 건물 시설물 전체에 대해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 측이 건축시공학회를 통해 ‘코어링 검사(콘원통 모양으로 콘크리트 일부를 채취해 검사하는 것)’를 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그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안 교수는 “지름 10cm 크기로 23곳을 파내 검사했다는 것인데, 고작 2.3m 검사했다는 의미”라며 “극히 일부만 검사해 전체를 안전하다고 단정지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코어링’이란 압축강도를 검사하는 것이지, 균열을 보는 것이 아니다”며 “건물 바닥과 벽면에 대한 전체적인 초음파 검사를 해야 정확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균열에 대한 점검결과를 발표한 한천구 전 건축시공학회장에 대해서도 "한 교수는 구조 전문가가 아닌 재료 전문가라 분야가 맞지 않는다"며 "마치 수영선수가 야구경기에 출전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안 교수는 롯데가 건축시공학회의 입만 빌려 ‘안전하다’는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전면적인 재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민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건물이기 때문에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타워가 완공돼 본격 오픈하기 전에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고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