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 피곤해 하던 필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편이 단호하게 말했다. “더 이상은 안돼. 옷 입고 밖으로 나가자”라고 말하더니 필자를 끌고 찬바람이 부는 밖으로 나갔다. 그러더니 타이머를 켜고 “집 주변 10바퀴를 뛰기 전까지는 집에 못 들어가”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순간 기가 막혔다. 최근 뛰어 본 적이 없는데 이 무거운 몸으로 10바퀴를 뛰라니? 하지만 살짝 자존심이 상한 상태였기에 이를 악물고 뛰기 시작했다. 헉헉거리고 멈추어 서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10바퀴를 뛰어냈다. 그때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하다. 해냈다는 뿌듯함과 짧은 순간이었지만 역경을 이겨낸 것 같은 자신감. 그리고 대단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는 남편의 시선.
그것이 시작이었다. 매일 3~4km를 습관처럼 뛰게 된 것이다. 나는 몸에 에너지가 생기고 조금 더 똑똑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업무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금씩 건강해지는 나를 바라보면서 하루하루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워킹맘으로서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에 무릎 꿇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었다.
젊을 때 우리 모두는 힘들다. 삶은 크고 작은 전투다. 이럴 때 우리 모두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 달려보는 게 어떨까. 예전의 운동 취미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육체적 힘과 정신적 근력이 동시에 길러진다. 더 나은 삶의 선택을 위한 초석을 다지게 될 것이다. 감히 단언해 보건대 운동은 더 나은 내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