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북도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하양성당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단아한 성당은 1931년 2대 주임 사제였던 프랑스 출신의 이몽 하제안 요한마리아 신부 때 건축된 건물이다. 성당과 부속건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장의 흑백 사진들과 자료는 세 가지를 가르쳐준다. 하나는 프랑스의 성도들이 많은 기부를 하였고 우리가 참으로 가난한 시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흑산’은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조선 사회의 전통과 충돌한 정약전, 황사영 등 지식인들의 내면 풍경을 다룬다. 당시 부패한 관료들의 학정과 성리학적 신분 질서의 부당함에 눈떠가는 백성들 사이에서는 ‘해도 진인’이 도래하여 새 세상을 연다는 ‘정감록’ 사상이 유포되고 있었다. 서양 문물과 함께 유입된 천주교는 이러한 조선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