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충격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워낙 낮아진 시장 눈높이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최악의 수준은 면했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7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9.65%, 매출은 20.45% 줄어든 성적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최근 1개월간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3000억원 수준으로 잠정 발표치가 전망을 밑돌아 어닝 쇼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서 예상한 대로 실적이 나왔다”며 “상대적인 부문별로 봐야겠지만 2012년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 최저치가 되는데 통상 3분기 영업이익이 연간으로 가장 높아 영업이익이 바닥권에 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스마트폰 경쟁 심화로 인한 가격 인하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는 물론 전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하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IM사업부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분기별 실적 감소폭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부진한 스마트폰에서 부품 분야로 성장축이 이동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IM부분을 제외한 주요 사업부의 실적 개선으로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는 반면 향후 스마트폰과 같이 대대적인 실적 개선을 주도할 만한 주도적인 사업 부문이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것.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익 감소폭이 너무 가파르게 급락하고 있다”며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입힌 핸드셋은 업황 자체도 나쁘지만 이미 포화상태기 때문에 당분간 실적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4분기 실적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실적 지속되고 있는데다 TV 성수기에 따른 CE사업부 실적 반등, IM실적 감소폭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는 대부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당분간 영업이익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현재 110만원대인 주가도 주가 키 맞추기가 진행돼 100만원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역시 “주가는 역사적 저점이나 아이폰6 효과가 잦아들고, 삼성전자의 신제품 효과를 기대해 볼수 있는 내년 상반기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