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매제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지휘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3일 오전 인천지법 형사12부(이재욱 부장판사)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오 전 대사 측 변호인은 “사전에 (구원파 신도의) 별장을 답사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그 신도가) 대청소를 한 사실이 없고 실제 은닉행위도 이뤄지지 않고 미수에 그쳤다”고 부인했다.
또 “김엄마에게 전달한 편지 내용은 안부 인사나 신문에서 알게 된 것이 전부다. 김엄마가 이미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던 상황에서 긴요한 내용의 편지도 아니었다”며 범인도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범인은닉·도피죄는 수사기관의 범인 체포를 곤란하게 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성립된다”고 반박했다.
오 전 대사는 지난 4월 말부터 5월 10일까지 순천 별장에서 검찰의 추적을 피해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수사 상황과 구원파 동향 등을 전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 전 회장이 순천으로 도피하기 전인 4월 말 구원파 신도인 또 다른 김모씨에게 양평 별장을 은신처로 제공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 전 대사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6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