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휴대폰시장에서 점유율 40%라는 압도적인 지위를 자랑했던 핀란드의 노키아. 노키아는 이제 그 영광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로의 휴대폰 사업부 매각은 지난 4월 마무리됐다. 제지회사로 시작해 고무, 휴대폰 등 대담하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교체했던 것이 노키아의 가장 큰 특징이다. 노키아가 이번에도 대담한 도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노키아의 라지브 수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사업 재구축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며 “노리는 것은 빅데이터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한 효과로 지난 분기 25억1000만 유로(약 3조42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흑자 전환했다. 노키아의 현재 본업은 통신기기로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일본시장에서도 노키아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회사는 이동통신 빅3에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제공하는 등 일본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지난달에는 파나소닉의 기지국 사업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NTT도코모의 5세대(5G) 이통망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노키아의 사업 체제 관련해 수리 CEO는 “휴대폰 부문의 약 2만5000명이 MS로 옮겼고 회사에 남은 것은 약 5만5000명”이라며 “사업의 기둥은 통신기기와 디지털지도, 기술 라이센스 등 3개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사업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수리 CEO는 모바일 광대역 인프라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TE망 구축 시장에서 우리는 유럽 2위, 아시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미국 스프린트에도 우리 기술을 제공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빅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세계 무선통신 수요가 1인당 하루 1기가바이트(GB)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속도를 높일 수 있는 각종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밖에 모바일 기기 전용으로 제공한 디지털지도 서비스를 ‘Here’란 명칭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에도 제공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디지털 지도와 같은 서비스도 궁극적으로는 위치 정보를 통한 빅데이터 인프라 정비에 속한다고 수리 CEO는 설명했다.
제지에서 휴대폰, 통신기기 그리고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모습에 연연하지 않는 변신이야말로 노키아 힘의 원천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