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
지난 1999년, 6살 김태완 군의 입안과 온몸에 황산을 쏟아부어 숨지게 한 이른바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7일로 만료된다. 앞으로 불과 3일 밖에 남지 않았다.
공고시효는 지난 5월 20일 0시를 기해만료됐지만 피해자가 숨진 날을 기준으로 한 공소시효(15년)를 다시 적용해 오는 7월7일까지로 연기했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 2일 기소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구지검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이 사건을 종결할지 아니면 용의자를 일단 기소한 뒤 보강수사를 계속할 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까지 검찰이 범인을 특정해 기소하지 못하면 범인은 영원히 면죄부를 받게 된다. 영구미제로 결론이 난 제2의 '개구리소년 집단 실종사건(1991)'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은 1991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6살이던 김 군은 집앞인 대구시 동구 한 골목길에서 황산테러를 당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범인이 학원에 가던 김 군을 붙잡고 입을 강제로 벌려 검은 비닐 봉지에 담긴 황산을 입안과 온몸에 쏟아부은 것. 지나가던 행인이 김 군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그 자리에서 실명한 김군은 패혈증을 앓다가 49일 만인 같은해 7월 8일에 숨을 거뒀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 사건을 상해치사로 보고 수사하다 끝내 범인을 찾지 못하고 2005년 수사본부를 해체, 경찰은 유족과 시민단체가 검찰에 청원서를 제출하자 지난해 연말 재수사에 착수했다. 그럼에도 뚜렷한 진전을 얻지 못했다. 경찰은 뒤늦게나마 상해치사혐의가 아닌 살인혐의를 적용, 공소시효를 조금 연장했다. 살인혐의를 적용하면 김 군이 사망한 날짜를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연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은 기간에 용의자를 특정하기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5년이란 세월동안 잡지 못한 범인을 한달 반 새에 어떻게 잡을 수 있겠는냐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사건 초기부터 용의자가 있었는데도 수사기관이 혐의 입증을 못해 분통이 터진다"며 "재판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7월7일까지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의 범인이 잡히지 않을 경우, '개구리소년 집단실종사건'과 마찬가지로 영구미제사건으로 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