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지상파 방송3사가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전 도용한 JTBC를 상대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2일 한국방송협회에 따르면, 방송3사는 “많은 비용과 노하우가 투입된 방송3사의 중대한 영업 비밀 자산인 출구조사 결과를 3사의 방송이 끝나기도 전에 JTBC가 먼저 방송한 것은 도용에 해당한다며 민형사상 강력한 법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송3사는 6월 4일 오후 6시 전후 3사와 JTBC의 출구조사 발표화면을 비교한 결과 JTBC가 3사의 방송을 보고 ‘인용 보도’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입수해 사용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송3사는 향후 법적인 대응과 관련해 각사의 법률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 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사실 규명을 위한 형사 고소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 등 다각적인 대응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달 4일 실시된 지방선거의 투표 종료 직후 4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자체 예측조사를 발표한데 이어 오후 6시 0분 47초경부터 지상파 출구조사의 광역단체장 1, 2위 명단과 득표율을 공개한 바 있다. 지상파 3사는 “하지만 이 시점에 방송3사는 각 지역 1위와 일부 지역의 2위만을 발표했고, 2위의 득표율을 전체를 채 공개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상파 3사는 JTBC에 지난달 17일 방송 경위에 대한 소명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JTBC는 지난달 26일 “3사 출구조사를 인용 보도했다” 면서 “정당한 취재 활동을 통해 취득한 것”이라는 요지의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중 1,2위 후보의 득표율 정보 전체가 3사 방송에 표출되지 않았거나 JTBC 방송 직전에 표출됐다는 점에서 인용보도라는 JTBC의 해명 자체가 무색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상파 3사는 “아무런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JTBC가 획득한 공동 출구조사 정보가 타사의 보도 콘텐츠라는 점에서 이를 ‘취재활동’이라고 하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별 소위원회의 변호사는 “비밀로 유지되고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갖는 경영상의 정보를 사전에 부정하게 취득해 사용하는 것은 영업 비밀 침해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3사는 “이번 지방선거 출구조사는 간접비를 제외하고도 24억원을 투입해 전국 단위로 실시한 대형 프로젝트이며 그간의 많은 노하우가 집결된 것으로, 지상파 3사의 중요 자료를 불상의 경로로 사전에 취득해 이를 자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3사는 2010년 지방선거부터 KEP(KOREA ELECTION POOL)를 구성하여 공동출구조사를 수행해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총 654개 투표소에 걸쳐 13만 명이 넘는 유권자로부터 출구조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