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이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으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20분쯤 체육관에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체육관 곳곳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울분을 터뜨렸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가 이틀간 한 일이 무엇이냐며 강하게 항의하며 대통령 참석행사로는 매우 드물게 고함과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단상에 오른 박 대통령은 “안타깝고 애가 타고 참담하겠지만 구조소식을 기다려 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뒤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인력을 통해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정부인사들을 향해서는 “이분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정부가 구조에 소극적이라며 박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치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울면서 “우리 애가 물속에 살아있다. 제발 꺼내 달라. 한 두명이 아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고 “우리 아들 살려내”“여기 오지 말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지휘하라”는 고함도 나왔다. 이때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잠수부 500명을 투입해 수색하고 있다”고 하자 곧바로 “거짓말”이라는 고함과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박 대통령에게 내 보이며 “살아 있는 사람을 살려야 하니 명령을 좀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현장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족들이 얼마나 애가 타겠냐. 그들을 생각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며 “이게 바로 (대통령의) 명령”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대화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려 할 때 일부 가족은 ‘대통령이 가고 나면 모든 게 그대로’라며 붙잡았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다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의구심을 풀지 못하는 한 실종자 가족의 전화번호를 받은 뒤 “(현장에서의)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제가 전화를 드려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진도체육관 방문에 앞서 침몰사고 현장을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군과 해경 등의 구조활동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