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내정자와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한 외환은행 직원은 그를 "카리스마 있는 덕장(德將) 스타일"이라고 촌평했다. 또 난 32년간을 외환은행에만 몸 담은 탓에 외환은행 영업 전반에 대해 폭 넓은 경험과 지식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론스타 시절 일화는 은행 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기업마케팅부장으로 근무하던 2006년 외환은행의 대주주이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부당영업 지시에 불복했다.
리처드 웨커 당시 외환은행장은 '프라이싱 가이드라인(Pricing Guideline)'을 수정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금리를 올리면 중소기업 고객들이 은행을 떠나게 되고 그러면 은행의 가치가 훼손된다"며 이를 유보시킨 바 있다. 웨커 당시 행장은 이후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상을 강행, 지난 2012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부당한 인상 지시가 적발돼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주로 기업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 내정자는 중소기업지원실장과 기업마케팅부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그의 특징은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현 정권의 '코드'와도 잘 맞아떨어져 차기 행장 내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외환은행 임직원의 신뢰와 존경이 낙점한 배경인 셈이다. 은행의 통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달래는 데도 가장 적임자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