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아나운서는 흔히 ‘코트 위의 감초’로 통한다. 흥미롭게 진행되는 경기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흥미진진한 경기로 변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진행돼 재미없는 경기라도 할지라도 일시에 관중의 시선을 경기에 재차 몰입시키기도 한다.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장내 아나운서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직업은 아니다. 프로팀 중 홈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활약하지 않는 구단은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의 역할은 단지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고 사기를 북돋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 중 애매한 상황이 생기면 이를 관중에게 빠르고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알리미’로서의 역할이나 경기 중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는 것은 물론 막간을 이용해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도우미’ 역할도 바로 장내 아나운서들의 몫이다.
때문에 해당 종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필수다. 단순히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 등번호 등을 외운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때문에 10년 넘게 이 일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1993년 대한배구협회 아나운서로 인연을 맺어 이후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홈구장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10년 넘게 마이크를 잡았던 연현숙 아나운서는 현재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의 홈구장인 경기도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여전히 마이크를 잡고 있다.
과거 장내 아나운서는 선수를 소개하거나 공지 사항을 관중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에 그쳤던 만큼 이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했다. 때문에 보수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농구와 배구 등이 프로화 되기 이전에는 봉사료 수준의 교통비나 격려금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물론 일정한 액수도 없었고 불규칙적인 경우도 많았다.
물론 아직도 일부 스타급 혹은 중견급이 아닌 이상 장내 아나운서는 고소득 직종이 아니다. 하지만 처우는 크게 향상됐다. 전문성을 갖춘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 새내기 아나운서를 제외하면 농구와 배구 코트를 누비는 아나운서들은 경기당 30만~50만원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 월급제가 아닌 일당제인 만큼 일하는 만큼 버는 구조다.
대개 한 아나운서가 남녀 한 팀씩을 맡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한 달에 12경기 정도를 소화한다고 볼 때 적게는 35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까지의 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물론 스포츠의 특성상 비시즌이 있어 이 기간에는 수입원도 사라진다. 하지만 이에 대비해 야구와 농구 혹은 축구와 농구 등 서로 시즌이 거의 겹치지 않는 종목을 택해 활동하는 아나운서들도 종종 있다. 더러는 3개팀을 맡는 경우도 있다. 허지욱 아나운서는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프로농구 안양 KT&G 인삼공사 그리고 프로배구 삼성화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