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효성이 아시아의 액화천연가스(LNG) 허브를 설립한다는 꿈을 4년 만에 접었다. ‘동북아 LNG 스팟시장’ 구축을 목표로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은 수십억 원의 비용만 들인 채 무산돼 버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의 자회사 아시아LNG허브는 해산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효성은 지난 2010년 아시아LNG허브를 출범하고 동북아 국가의 구매력을 앞세워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LNG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동북아 LNG 스팟시장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가 전 세계 LNG 거래량의 약 60%를 수입하는 ‘큰 손’이지만 ‘아시아 프리미엄’이 붙은 비싼 가격에 LNG를 들여오는 상황에 주목한 것이다. 아시아LNG허브가 일본과 함께 공동으로 LNG를 구매할 경우 대량 구매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LNG허브는 셰일가스 혁명으로 가스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남해안 저장시설에 LNG를 저장했다가 타 국가에 판매하는 350만톤 규모의 LNG 허브 터미널 구축 사업에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사업은 아시아LNG허브의 기대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다. LNG 허브 구축은 국내의 LNG 수입 체계의 변화를 수반하는 여러 가지 문제와 얽혀있어 현실화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싱가포르가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이미 600만톤 규모의 아시아 LNG 수입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LNG허브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기존 아시아 오일 허브로서 풍부한 경험과 선진적 제도를 갖추고 있어 이를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효성은 4년째 매출이 전무한 아시아LNG허브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꿈은 원대했으나 초기 자본금 13억원을 포함한 42억원만 허공에 날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