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초청으로 방한중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90) 전 일본 총리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강연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 발표 당시 총리로서의 인식과 향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등 주요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그는 오후에 같은 장소에서 ‘동북아 평화 및 올바른 한일관계 형성을 위한 좌담회’를 갖는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전날인 11일 데루야 간토쿠 사회민주당 중의원, 딸인 나카하라 유리씨 등과 함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 주최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작품 전시회’를 찾아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이옥선, 박옥선 할머니를 만났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할머니들에게 "젊어보이신다. 언제까지나 건강하시라"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은 사죄하고 우리한테 배상해야 한다. 우리를 끌고 남의 나라까지 갔다”는 할머니들의 주장에 대답하지는 않았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그는 전시 작품을 둘러보던 중 말이 안 나온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앞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단과의 만찬에 참석한 무라야마 전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도 1차 내각이 구성됐을 때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혔다”면서 “제2차 아베 내각이 성립한 이래로는 뭔가 잡음이 섞여 들어오는 느낌이 있지만, 누구도 담화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무라야마 전 총리는 방한 마지막 날인 13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면담을 가지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