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한류가 전환점을 맞았다. 방송 관계자와 연예산업 종사자들은 한류의 성장과 정체 사이에서 고뇌를 거듭하고 있다. 드라마는 그동안 K-POP과 함께 한류의 가장 큰 줄기를 형성했다. ‘사랑이 뭐길래’등으로 촉발돼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폭발한 한류는 가요, 영화계 전반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는 토대가 됐고, 문화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데 교두보를 마련했다. 정감 있는 캐릭터 구성과 섬세한 연출력을 무기로 세계 시장을 점령했던 한류 드라마는 이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적 정서보다 독특하고 참신한 콘텐츠의 확보를 향후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 드라마는 ‘아랑사또전’, ‘구가의 서’, ‘상속자들’ 등을 통해 한류 드라마의 명맥을 이어왔지만 이준기, 수지, 이민호 등 스타 마케팅에 국한된 단편적 한류라는 점에서 갖가지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지나친 상업성에 치중한 기획, ‘막장’이라 불리는 드라마의 확대 재생산은 한류에 침체를 자초했다. 드라마 침체의 해결책으로 참신하고 독창적인 킬러 콘텐츠 제작과 더불어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수요 증대와 확장이 거론되고 있다.
또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해외 방송 콘텐츠에 대한 진입 규제, 지상파 독립제작사들의 가시적인 해외수출 성과달성 등이 향후 수출 지속 증대의 중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방송산업 수출은 국내 제작 드라마 및 교양·오락물 등 완제품 및 포맷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한 해외진출 증대가 전망된다. 내수시장의 다매체화 등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외수출 진출 시도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영화관객 2억명 시대를 열고, 한국영화 관객 수에서 한해 최다 관객 수 등 획기적인 신기록을 달성한 영화산업은 2014년 새로운 한류 트렌드로 도약할 전망이다. ‘명랑: 회오리바다’, ‘군도: 민란의 시대’, ‘역린’, ‘협녀: 칼의 기억’,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100억원대 대작 사극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북미, 일본, 홍콩, 대만, 인도, 중동, 유럽 등 7개 지역에 선판매되며 10일 북미 개봉한 ‘용의자’를 시작으로 영화의 현지 개봉과 리메이크를 토대로 한 한국영화는 한류의 저변을 확대할 전망이다.
윤하 영화진흥위원회 산업정보팀장은 “영화산업 수출은 당초 해외 수출을 겨냥해 기획된 영화작품들을 중심으로 아시아권을 넘어 다양한 권역으로의 해외 수출 확대가 전망된다.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은 한국영화 흥행작들의 다수 출현은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영화 및 감독들의 위상을 제고시키면서 전반적으로 영화제작 투자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실 강익희 연구원은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최와 고화질, 고품질 콘텐츠 수요 증가로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 방송콘텐츠 포맷과 같은 수출상품의 다양화로 수출기회 확대가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