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C가 미국 업체와 손잡고 전자소재 신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건축자재기업에서 탈피, 소재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L&C는 최근 미국 하이브리드 열전도성 플라스틱 업체 인테그럴테크놀로지(ITKG)와 전기전자파 차폐용 신소재 기술을 이전 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L&C가 기술을 이전 받는 신소재는 현재 알루미늄 커버로 이루어져 있는 전기전자파 차폐용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소지다. ‘일렉트리플라스트’라고 불리는 이 소재는 모양과 크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으며 금속처럼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무게는 기존 차폐용 소재의 40~60%에 불과하다. 최근 스마트폰 등 IT기기의 발달로 주변 기기 오작동을 유발하는 전자파의 유입을 차단하는 소재의 수요가 늘면서 더욱 가벼운 전자파 차단 소재는 각광을 받고 있다.
한화L&C는 일렉트리플라스트로부터 기술 확보를 위해 최근 엔지니어를 미국으로 파견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일렉트리플라스트 엔지니어들이 한화L&C의 세종사업장을 방문, 생산라인 최적화를 위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L&C가 ITKG의 기술을 이전 받는 시점은 내년 2월이며, 기술개발 완료 시점은 오는 2015년에서 2016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L&C는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수요에 따라 세종사업장에 라인을 신설하고 이를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일렉트리플라스트 제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이번 전자소재 강화에 따라 한화L&C는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L&C는 지난 1999년 분사 당시 건자재부문의 매출이 80% 이상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소재부문이 60%로 건재부문을 역전했다.
김창범 한화L&C 대표는 “건축자재 위주의 전통적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자동차·전자·태양광 등 소재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2015년까지 소재 매출비중을 75%까지 끌어올려 세계적 소재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전자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세종 사업장에 수요에 따라 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라며 “처음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 연간생산 250톤 규모에 불과하지만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