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위협에 강해진 한국경제…내적 성장은 ‘부진’

입력 2013-09-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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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리먼사태’ 5주년을 앞둔 현재 한국경제는 외부위협에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경상수지, 단기외채 비중 등에서도 높은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의 외부 체질은 튼튼해졌지만 투자·소비 등 내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균형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내놓은 ‘KDI 경제동향 9월호’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국의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판단 근거로 한국의 경상수지가 흑자이고 외환보유액 대비 외채의 비중도 높지 않은 데다 자산 버블의 징후도 거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실제 경상수지는 지난해 2월부터 1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 흑자는 최근처럼 국제 금융불안 현상이 발생할 경우 국가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대외 공표해주는 긍정적 지표로 활용된다.

전체 대외 채무 잔액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월말 현재 13년 9개월만에 최저 수준(29.1%)으로 떨어지며 채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우리나라 외화표시 채권금리의 기준이 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 4년만에 10억달러 규모로 발행되면서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결정돼 저비용으로 조달한 달러는 고스란히 외환보유액으로 적립될 전망이다. 이 역시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 신인도와 기초 체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경제는 지난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지 5년이 흐른 지금 수출과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는 상당한 내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내적 성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내수부진이 고착화된 탓에 경제활력이 여전히 저조해서다. 7월 소매판매액은 1년전에 견줘 1.1%의 증가율을 보이며 6월 0.8%에 이어 두달연속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1% 안팎의 낮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6월에 비해 8.3%나 줄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월(75.4%)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74.2%를 기록했다. 최근 2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이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국제유가 하락 등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은 결과로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가계부채 등 불안요인도 여전히 잠복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5일(현지시간) 북유럽 국가들의 높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급등이 이 지역 금융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자영업자 부채, 건설사 부실이 맞물려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연쇄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내수를 살리는 쪽으로 전체적인 거시적 균형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수출과 내수의 괴리는 외화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경제활성화 정책이 수출 대기업 위주로 흘러간다면 자영업자 부채 증가와 가계 소득 감소 등 민생경제가 망가지는 악순환은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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