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미국 정보기관의 ‘검은 예산(Black Budget)’을 공개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은 9·11 이후 막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스파이 제국’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10월 시작된 20123 회계연도 예산만 526억 달러(약 58조3600억원)에 이른다고 30일(현지시간) WP가 보도했다.
WP는 미국 국가정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자료를 건네 받아 공개했으며 첨단기술과 직원 모집 진행 중인 작전 등 민감한 정보는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공개를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보국(CIA)은 정보기관 중 가장 많은 예산을 갖고 있다. 올해 예산은 147억 달러인데 이는 외부 전문가 추정치를 많이 웃도는 것은 물론 NSA보다 50%나 많은 액수라고 WP는 전했다.
CIA와 NSA는 최근 외국의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투해 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파괴하는 이른바 ‘공격적인 사이버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노든의 폭로가 있기 오래전부터 미국 정보기관들은 잠재적인 내부 폭로자를 막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NSA는 올해 예산안에서 최소 4000명의 잠재적 내부 폭로자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핵개발과 관련한 지진활동을 관측하기 위한 원거리 지상 감지장치와 위성 등 첨단 감시기술을 정보수집에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만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 정보나 수집방법인 휴민트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중국 러시아 정부에 침투하기도 어렵지만 북한이야말로 가장 정보를 얻기 어려운 국가라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다섯개 주요 첩보그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였으며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전혀 몰랐다고 W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