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제수장의 뒤바뀐 행보...현오석 총재·김중수 부총리(?)

입력 2013-06-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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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서로의 역할이 뒤바뀐 듯 한 행보를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현오석 총재’, ‘김중수 부총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 부총리나 장관이 경제성장에 적극적이고 총재는 물가안정을 추구해 경기과열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두 경제수장이 기존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성장률 전망을 봐도 김 총재가 현 부총리보다 더 낙관적이다. 김 총재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올 2분기 성장률은 작년 동기비로 1.5%의 수준이 될 것 같다”며 “연말에는 3%대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현 부총리는 같은 날 “올해 2% 중반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한은이 정확도를 우선해 보수적으로 성장률을 전망하고 정부는 정책 의지를 반영해 목표치 성격을 띤 전망치를 내놓은 것과 대조된다.

올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전기비, 0.8%)를 뛰어 넘을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김 총재는 “1분기와 같은 0.8% 정도는 될 것 같다”고 답한 반면 현 부총리는 “그 판단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두 기관의 현 전망치도 한은이 기재부 보다 높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을 각각 2.6%, 3.8%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내년 전망치는 아직 제시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한은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은 2.3%로 내다보고 있다.

수정 경제 전망치를 기재부는 이달 하순, 한은은 내달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한은이 또 기재부 보다 더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은 4%대로 비슷하게 예상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의 행보가 뒤바뀐(?) 것은 기재부와 한은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역대 총재들과 달리 물가안정 외에 ‘금융안정과 경제성장’을 새로운 통화정책의 목표로 내걸은 바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경기전망과 기준금리 등에서 정부와 일시적으로 ‘엇박자’를 내는 듯 보였으나 이내 다시 경기회복을 위해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강화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특히 현 부총리와 지난 4일 서울 명동의 곰탕집 회동 이후 김 총재의 대(對)정부 발언은 더욱 부드러워졌다.

김 총재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지칭하기 위해 자주 사용했던 ‘손톱 밑 가시’라는 표현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8일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손톱 밑 가시’인 규제를 문제로 지적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인들을 위해 정부의 상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창업 초기의‘창조형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지난 4월 총액한도대출에 기술형창업지원한도 3조원을 신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적극 뒷받침했다.

김 총재와는 대조적으로 현 부총리는 경제성장에 지나친 드라이브를 거는 태도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심각한 저성장 기조에서 그는 성장률보다는 오히려 ‘고용률 70%’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총재는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나아가 경제성장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현 부총리는 경기부양에 대한 여론을 이끌어내고 전 정부의 과도한 성장률 집착으로 인한 세수부족 문제 등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된 성장률 전망을 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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