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군대]군대는 스타의 무덤? … 뭘 모르시는군!

입력 2013-04-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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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이행 여부에 ‘연예인의 운명’ 극과 극… ‘2년 사회단절’ 아닌 ‘인기 터닝 포인트’로

“입대 날짜를 팬분들께 알리지 않고 입대해 조금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냥 조용히 입대하는 것이 저와 같이 입대하는 다른 장병 여러분께 폐 끼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군 생활을 하고 제대 후에 뵙겠습니다. 그때까지 저 잊지 마시고, 사랑합니다.”

3월 6일 한 연예인 팬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이 보도되면서 “개념 연예인”, “정말 훌륭한 연기자”, “소신 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라는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바로 3월 5일 팬들도 모르게 군훈련소에 입소한 스무 살 청년 연기자 유승호다. 3월 19일 세븐은 세계 각국에서 온 수백명의 팬들 앞에서 “열심히 군복무를 하겠다”는 인사를 한 뒤 경기 의정부 306 보충대에 입소했다.

군 입대를 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대중의 환호와 지지는 남다르다. 이명박 정부 내각의 군 면제 비율이 24%로 일반인 2.4%의 10배에 달한 것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특권층으로 간주되는 재벌, 국회의원·고위관료, 그리고 연예인 등의 군면제 비율이 일반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2010년 11월 군필자, 미필자 성인남성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현재의 징병절차가 공정하지 않다고 했고, 그중 72.5%는 불공정한 이유로 고위 공직자와 그 자식, 연예인 등 특정계층의 불법행위를 꼽았다.

이 같은 현실과 ‘군 면제자는 신의 아들, 공익은 사람의 아들, 현역은 어둠의 자식들’, ‘무전(無錢)현역 유전(有錢)면제’라는 군대와 관련된 불공정한 상황을 적시하는 말들이 유행하는 상황에서 유승준, MC몽 등 편법으로 군 연기를 하거나 군 면제를 받은 연예인이 공개됐을 때 비난은 걷잡을 수 없었고 연예인 생명까지 위협받았다. 반면 안티가 많은 문희준 그리고 외국 시민권 등이 있어 군 입대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현역복무를 한 차인표, 이루마 등은 찬사를 받았다.

군대는 한때 남자 스타들의 인기의 무덤이었다. 하지만 이제 군대는 인기의 상승기제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무리 인기 절정의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군대로 인해 2년여의 대중과의 단절은 스타의 경쟁력을 크게 악화시켰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군복무 기간 스타의 존재가 잊혀지기도 하고 군복무 공백을 극복하지 못해 연예계를 떠나기도 했다. 새로운 스타의 등장과 대중의 취향·기호의 변화, 대중을 사로잡는 문화코드의 급변도 군대 간 연예인의 관심 추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변화, 팬클럽의 활성화, 그리고 연예병사제도의 등장 및 군대생활의 변모로 인해 군대는 이제 더 이상 남자 연예인의 인기 무덤이 아니다. 국군방송 등 국군 관련 매체와 인터넷 등은 군대 간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과 군복무 상황을 시시각각 알려줘 대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게 해준다.

또한 연예병사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은 음악, 연기, 방송 등 연예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대중과의 단절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케이블, 위성방송, 인터넷 매체 등 연예 정보 관련 매체가 급증하면서 입대한 연예인들에 대한 정보와 뉴스를 끊임없이 제공해 대중과의 공간적, 시간적 단절을 극복시켜준다. 여기에 연예인 소속사와 팬클럽은 대중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연예인의 군생활에 대한 소식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문희준은 “군복무 시 팬분들, 대중과 단절됐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을 정도다. 휴가기간 팬과의 만남의 자리도 가지면서 정기적인 교류를 했다. 연예활동 역시 국군방송과 공연을 펼치며 활발하게 했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두 번씩이나 한 싸이 역시 군 생활을 하면서 그의 근황이 속속 대중에게 전달돼 대중과의 연속성을 유지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군 제대 후 곧바로 콘서트 등 음악활동을 재개해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것은 더 이상 군대가 남자 연예인의 인기 무덤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제 군대는 남자 연예인의 이미지 고양과 함께 인기를 상승시키며 폭넓은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해병대를 전역한 현빈은 군 제대 후 출연 제의와 CF활동이 군 입대 전보다 더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군대는 이제 더 이상 남자 연예인의 인기의 무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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