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건설사 살리기 총력

입력 2013-02-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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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등 거액 긴급수혈…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 우려

건설 계열사가 자금난에 부딪치자 그룹이 긴급 수혈에 나서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룹의 대규모 자금지원은 자칫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에 4500억원의 유상증자와 함께 5716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현물 출자, 1500억원 상당의 자산매각 등 총 1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충하는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앞서 두산은 지난 2010년 계열사 합병과 2011년 3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두산건설을 두 차례나 지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두산건설이 자금난에 빠진 것은 총 사업금이 2조원에 달하는 일산 제니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4491억원의 영업손실과 65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현재 부채비율은 546%에 이른다.

재계는 두산건설이 흔들리면 ‘㈜두산→두산중공업→두산건설→네오트랜스’로 이어지는 그룹 지분구조에 적잖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산 외에도 최근 1~2년간 ‘건설 계열사 살리기’에 소매를 걷고 나선 국내 주요 그룹은 한 둘이 아니다.

포스코는 2010년 12월 포스코건설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2011년 2월 코오롱그룹 계열사는 코오롱건설이 보유하던 계열사 주식 1316억원어치를 사들여 유동성을 지원했다. 이밖에 SK와 SK케미칼 주주들의 SK건설 1500억원 증자(2011년 2월), 호텔롯데와 호남석유화학 주주들의 롯데건설 1500억원 증자(2011년 12월), STX그룹의 STX건설 보유 주식과 기업어음 매입(2011년 4월) 등의 지원이 실시된 바 있다. 최근에는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이 한라엔컴 주식 8000억원어치를 한라건설에 무상 증자하기도 했다.

문제는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룹 지원이 ‘밑 빠진 독 물붓기’식으로 별다른 효과도 보지 못한 채 그룹 전체의 유동성만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어려움에 빠졌고, 극동건설을 인수했던 웅진은 주력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등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에 휘말렸다. 특히 웅진그룹은 지주회사로선 처음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 기업회생 계획안을 마련하는 상황에 처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계열 건설사의 부실은 그룹 전체를 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다”며 “건설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그룹 지원과 달리 건설업황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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