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은행인 HSBC홀딩스가 미국에서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19억20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는데 동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SB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사법부와 기소유예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HSBC는 조만간 영국 재정청과도 이 문제에 대해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과거의 실수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깊이 사죄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HSBC는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던 곳과 근본적으로 다른 조직”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원위원회는 지난 7월 HSBC의 돈세탁 단속 실패로 인해 테러리스트와 마약조직에게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접근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HSBC는 테러단체인 알카에다를 후원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라지은행과 수십억 달러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한과 쿠바·이란·시리아·케이먼제도 등에서 유입된 자금도 HSBC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왔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데이비드 베이글리 HSBC 준법감시위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임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6월 네덜란드 최대 금융기업인 ING그룹이 6억19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이후 미국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