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박병윤 코스콤증권솔루션팀장 "시간 죽이기"

입력 2012-11-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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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추석, 고향의 안방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대선에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모바일 게임에 빠졌다. 여기저기서 팡팡을 하며, 서로에게 하트를 보내라, 점수가 얼만데 순위가 이것밖에 안 된다는 등 온통 게임 얘기로 꽃을 피웠다. 심지어 게임머니와 같은 하트를 구걸하는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모두 자지러졌다.

대선 후보들은 다소 입맛이 식을 얘기다. 해당 게임의 다운로드 횟수가 1500만 건이 넘었다니 어느 후보보다 인기가 높은 셈이다.

이 모바일 게임의 승부는 1분으로 제한된다. 짧은 시간을 마냥 보내기 위한 작은 도구로서 훌륭하게 제 기능을 다한다. 군대에서 짧은 휴식 시간에 즐기던 담배가 어느 새 습관이 되듯 모바일 게임 또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출·퇴근 시간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심지어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 동안에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지혜가 발휘된다. 화장실에서는 따뜻한 비데와 함께 환상적인 스마트 라이프 조합을 만들어 낸다.

이쯤 되면 시간 죽이기를 넘어 중독이다. 중독이란 무엇엔가 지나치게 의존된 상태로 절제와 치료가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친구 등록을 해놓고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던 지인과 또 다른 메시지의 경로를 만들고, 친구의 순위 변동에 관심을 갖고 대화 주제로 올리기도 하고, ‘하트를 보내줘 감사하다’는 말로 ‘언제 한번 밥 먹자’라는 인사치레를 대신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 뿐, 어느새 스스로 게임판에 묶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동의할 것인가? 짧은 시간을 여유라고 생각하며 그냥 빨리 넘겨 버리려고 하는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할 것같다.

몇 해 전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카피는 스마트폰이 점점 보편화되어 가는 요즘에 오히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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