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19일 정준양 회장이 다음달 5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열리는 ‘혁신페스티벌’행사에서 초비상경영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초비상경영을 선포하면 S5(초비상경영제체)에 맞춘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며“초비상경영이 선포되면 비주력 계열사 정리 등 긴축경영에 돌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영 시나리오는 S1부터 S5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표 참조). S1~3는 일반 경영 시나리오, S4~5는 비상 경영 시나리오다. 특히 S5는 적자를 포함한 최악의 단계를 뜻한다. 박기홍 포스코 부사장은 지난 10월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현 상황은 S3~4의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가 이처럼 초비상경영에 돌입하는 것은 철강경기가 침체된 데다 무리한 계열사 확장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취임 이후 정준양 회장이 실시한 문어발 확장경영이 화근이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7년 23개였던 계열사를 70개까지 늘렸다. 이 과정에서 보유했던 현금 8조원은 1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더욱이 상당 수 계열사는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적자 또는 자본잠식 상태의 계열사는 24개다. 포스코는 현재 손자회사를 자회사에 합병시키는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의 이 같은 노력은 국제신용평가사의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지난달 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무디스는 A3에서 Baa1로 내렸다. 재무 건전성 악화가 이유다.
경영 실적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포스코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8190억원을 올렸다. 지난 2분기 세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탈락했다. 포스코는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업 악화에 대비해 감산을 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감산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관계자는 “철강업 불황으로 신일본제철·아르셀로미탈 등 세계적 철강업체의 신용등급이 내렸지만 포스코가 이중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가 초비상경영을 선포한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무리하게 계열사를 늘린 정준양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