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메이저리그 입성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포스팅 금액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다. 그는 지난 해 5170만3411 달러(약 562억원)를 받고 텍사스에 입성했다. 그 뒤는 역시 일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다. 마쓰자카는 2006년 5111만1111 달러 11 센트(약 556억원)의 포스팅금액으로 레드삭스로 이적했다. 역대 3위는 2006년 뉴욕 양키스가 이가와 게이에게 제시한 2600만194 달러(약 283억원)였다. 그 뒤를 류현진이 잇고 있는 셈이다.
국내 선수들 중에는 류현진 외에도 이상훈, 임창용, 진필중, 최향남 등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을 노렸지만 사실상 성공한 선수는 없다. 이상훈은 1998년 당시 60만 달러(약 6억5000만원), 임창용은 2002년 당시 65만 달러(약 7억600만원)를 제시 받았지만 기대치에 밑도는 금액으로 미국행을 포기했다. 진필중은 단돈 2만5000달러(약 2700만원)를 제시 받아 체면만 구긴 끝에 미국행을 포기했다. 2009년 최향남만 포스팅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최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101 달러(약 11만원)를 받았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절차는 미국으로 건너가 다저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포스팅 구단이 확정되면 향후 한 달 내에 계약을 해야 한다. 협상이 결렬되면 원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야 하지만 류현진의 계약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이미 미국 거대 스포츠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14일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류현진은 몸값을 올리기 위한 사전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 보라스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류현진은 빅리그 3선발급 대형투수”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굳이 당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고 완전 FA가 되는 2년 후에 미국으로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저스를 압박하고 있다. 보라스는 잘 알려진대로 박찬호가 텍사스로 이적할 당시 거금을 안겨준 일등공신이다. 그밖에도 천문학적인 계약을 다수 성공시키며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류현진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MBC스포츠 플러스’김형준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선수 본인이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물론 첫 번째 과제”라고 못박았지만 “구단 차원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영입하는 만큼 출장시간은 어느 정도 보장될 것으로 보여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밖에 다저스스타디움은 전형적인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스스로도 타격에 나서야 하는 점은 다소 부담이다. 하지만 상대팀 투수도 타격에 나서 이점은 같은 입장이어서 본인 하기 나름이다. 미국 진출을 선언할 당시부터 “합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에만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던 류현진은 합당한 대우를 받는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류현진이 다저스에 진출해 구단이 원하는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