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재는 21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9월 금융협의회에서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방법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경기회복 정책이 나오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의 재발방지를 위한 규제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상충되는 두 가지 가치가 공존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이와 관련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QE) 정책이나 유럽중앙은행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과 같은 경기부양책과 함께 미국의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 법이나 바젤Ⅲ와 같은 규제 강화 정책들을 일례로 들었다.
김 총재는 “대공황 극복을 위해 1933년 만들어져 70년 가까이 통용된 '글래스 스티걸 법(Glass-Steagall Act)'은 37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오늘날 도드-프랭크 법이나 바젤Ⅲ의 규제내용을 합치면 6만페이지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단순하고 효과적인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 총재는 이같은 글로벌 규제 내용의 과잉 탓에 본인 조차 뉴스(news)와 노이즈(noise)를 구분 못하는 어지러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와 관련 김 총재는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재발방지를 위해 규제를 더욱 조이고 있어 국내 은행들도 어렵겠지만 이 두 역할이 충돌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잘 노력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금융권의 역할분담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침체로 수익감소에도 신경써야하는 은행장의 역할을 헤아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협의회에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이주형 수협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