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당국의 전력수요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에 전력 수요가 연 이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당분간 낮 기온이 33도가 넘는 지역이 많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국의 전력수요가 7291만kW까지 치솟으면서 23일에 이어 이틀 연속 여름철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날 오후 2시15분 순간 전력수요는 7304만kW까지 올랐고 예비전력은 정상 범위를 간신히 넘긴 403만kW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 수요가 가장 높았던 때는 작년 8월31일의 7219만kW였다.
문제는 불볕더위의 기세가 좀체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력당국이 취할 수 있는 전력수요 관리 대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지되고 있는 400만kW의 예비전력도 산업체의 전력 수요 150만kW를 아껴서 얻은 결과다.
전력거래소는 25일 예보를 통해 이날 최대전력 사용량이 7330만kW에 달해 예비전력이 5.09%인 373만kW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관심’ 단계에 해당된다.
정부는 예비전력이 450만kW 밑으로 떨어지면 전력수요관리 ‘준비’ 단계에 들어서며 400만kW 미만부터 100만kW씩 내려갈수록 ‘관심’, ‘주의’, ‘경계’, ‘심
각’ 단계를 발령한다. 또 이와 함께 공급 전압을 낮춰 전력을 아끼고 단계가 내려갈수록 공급 우선순위에 따라 전력을 차단하는 계획정전을 실시한다.
한편 기상청은 25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 부산, 경남 창원·거제, 경기 광명·시흥·고양·양주·의정부·수원·안양·의왕·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내린다고 밝혔다.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올 여름 들어 처음이다.
폭염주의보는 6~9월에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