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급등과 식료품 가격 인상이 가계의 소비 패턴을 완전히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2010~2011)의 가계 소비지출액 중 주거비와 식료품 구입, 의류와 신발 등을 구입하는데 쓴 돈이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주거비 등의 항목이 10년 연평균 상승률 보다 두배 이상 높아 가장 소득이 낮은 계층의 경우 식료품과 주거비용이 전체 지출의 37%에 육박하는 등 가계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5일 오전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가계 소비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가계의 소비지출 변동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소비 변화를 감안해 물가와 수급, 지원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소비지출액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인 부분은 의류·신발(연평균 8.9%↑)로 전체 소비지출액(5.0%)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부는 이 품목들의 전반적인 가격상승과 아웃도어 의류와 기능성 신발 구입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민생활과 밀접한 주거비와 식료품류가 각각 6.6%, 6.4% 증가했는데, 전·월세값과 연료비, 농출수산물 가격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오락·문화서비스(7.5%), 가정·가사(7.3%)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보육과 노인복지 시설, 가사 서비스 이용이 늘어났고, 주5일제가 정착되며 오락과 문화서비스 지출이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비 지출은 통신 이용료 등 관련 물가하락(-1.3%)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사용량 증가로 4.0% 증가했다.
반면 웰빙 트렌드에 맞춰 주류와 담배 지출액은 0.9% 감소했다. 교육비는 등록금 인하와 사교육 참여감소, 학교운영비 면제확대 등에 따라 0.5%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2년간의 소비지출 변화는 10년(2002~2011년) 추이와도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소비지출액은 연평균 4.2% 증가했는데, 이 중 보건(6.2%), 교육(5.2%), 기타상품 및 서비스(5.4%)의 증가율이 전체 증가율을 상회했다.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의류·신발은 4.0%로 평균을 하회했고, 가정·가사와 오락·문화 부분 역시 각각 3.7%, 3.6%로 상승률이 절반 정도를 보였다.
주거와 식료품류는 각각 3.4%, 3.1%로 나타났는데 이들 항목의 최근 2년 상승률은 10년 평균 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지난해 소득계층별 소비지출을 살펴보면 가장 소득이 낮은 소득 1분위의 경우 식료품비(20.5%), 주거비(16.4%), 음식숙박(10/0%) 순으로 지출비중이 높았다. 반면 소득 5분위는 교육(14.5%), 교통비(13.3%), 음식숙박(13.0%), 식료품비(11.8%), 주거비(7.9%)로 나타나, 소득 5분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소비 변화에 따라 정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등 식품류와 교육비 등의 장단기 물가 안정대책을 강도높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