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소유구조 더욱 공고히”

입력 2012-07-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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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지분은 줄고 계열사 내부지분율은 상승”

대기업집단이 내부지분율을 높여 소유구조를 더욱 공고히 했다. 특히 이중 총수있는 집단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감소한 가운데 전체 내부지분율이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된 63개 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소유지분도를 이같이 분석·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총수있는 집단 43곳의 내부지분율은 56.11%로 지난해 54.20%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동일인 및 친족 지분율이 4.17%로 지난해에 비해 0.3%포인트 감소했으나, 계열회사 지분율은 49.55%로 전년에 비해 2.19%포인트 늘었기 때문이다.

집단별로 보면 △삼성 16.6%포인트 △부영 10.0%포인트 △웅진 7.4%포인트 △신세계 6.24%포인트 △GS 5.62%포인트 순으로 내부지분율이 증가했다.

또 한국타이어(34.85%), 한라(17.16%) 등 내부지분율이 높은 5개 집단이 올해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으며 자본금 규모가 큰 기업의 물적분할에 의한 기존 사업부 분화 등이 내부지분율 상승을 유도했다.

물적분할은 회사내 하나의 사업부를 떼어내 신규회사를 설립하고 주식을 발행, 발행된 주식을 기존의 회사가 모두 소유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LCD사업부 물적분할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설립됐으며 GS는 에너지 사업부문 물적분할로 GS에너지가 설립됐다.

공정위는 2008년부터 2012년 최근 5년간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0% 초반대였으나 지난해부터 상승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으며, SK가 SK이노베이션을 물적분할했다.

특히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졌다. 상위 10대 대기업집단 내부지분율은 40% 후반대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상회한 후 올해에는 55.7%를 기록했다. 반면 총수 지분율은 최근 5년간 1% 초반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0.9%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총수있는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최근 5년간 5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부터 상승 추세”라며 “특히 올해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감소한 반면 계열회사 지분율은 증가해 내부지분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총수가 ‘회사돈’인 계열사 자본을 이용해 내부지분율을 높여, 적은 지분으로도 회사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황제경영’ 체제를 공고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공정위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감소한 가운데 전체 내부지분율이 증가한 것이 소유구조상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회사간 출자를 이용해 집단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심화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역으로 기업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자금동원력에 한계가 있는 총수일가의 지분감소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것.

최원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과거부터 정책적으로 대기업들의 소유구조에 대한 정보공개를 강화하도록 하자 대기업들이 외국기업과 자본으로부터의 적대적 M&A 등을 우려, 내부지분율을 강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총수있는 집단의 전체 계열사 1565개중 상장회사는 230개로 지난해 보다 기업공개비율이 다소 감소했다. 회사수 기준으로는 상장회사 비율은 지난해 15.6%에서 올해 14.7%로 0.9%포인트 감소했다. 전체 자본금 55조원을 기준으로도 상장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58.1%에서 57.2%로 0.9%포인트 줄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에 대한 견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은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총수있는 집단의 소속 기관 및 외국인 지분율은 34.0%(기관 17.8%, 외국인 16.2%)이며 총수있는 집단 상장사 내부지분율(40.1%)에 비해 다소 낮다.

총수있는 집단중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현대산업개발 52.12% △신세계 43.05% △한국투자금융 42.27% 순이었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 기업과 전략적 제휴 관계로 의무적으로 투자하는 형태 외에 외국인이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수익성, 안정성 등 재무상태가 국제적으로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31.4%로 지난해(28.6%)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친족 지분율이 소폭 감소한 반면 동일인·계열회사 등의 지분율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체 대기업집단의 소유구조는 총수있는 집단, 지주회사 전환집단, 총수없는 민간집단, 공기업집단 순으로 복잡했다.

총수있는 집단은 수평·방사형 출자 등이 다수 있어 소유지분구조가 복잡하며 평균 출자단계는 4.4단계였다. 평균 계열회사수 30.4개이다. 반면 총수없는 집단은 수직적 출자의 비중이 크며 평균 출자단계는 1.8단계에 불과했다. 평균 계열회사수는 13.3개이다.

공정위는 “집단별로 보면 롯데가 가장 복잡하고, 다음이 삼성”이라며 “그러나 총수있는 집단중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14개 집단은 비교적 단순한 출자구조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총수없는 집단 20곳의 내부지분율은 10.9%로, 지난해(6.7%)보다 4.2%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내부지분율이 높은 농협(91.7%)이 대기업집단에 올해 신규로 지정되고 내부지분율이 낮은 하이닉스(0.3%)가 의 제외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총수가 기업집단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영역 잠식 우려나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가능성 등이 상존했다”고 종합평가했다.

공정위는 향후 대기업집단의 복잡한 소유지분구조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대기업집단의 자율시정 압력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대기업집단 정보공개 일정은 7월 채무보증현황, 8월 내부거래현황, 9월 지배구조현황, 10월 지주회사현황 등이다.

기업집단별·소속회사별 상세현황 등은 오프니(http://groupopni.ftc.go.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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