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최중경 "초과이익공유제는 국가계획경제 하자는 발상"

입력 2012-03-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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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물러나 강단으로 최중경 동국대 석좌교수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동국대 석좌교수)이 지난 7일 첫 수업에 앞서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학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지난해 9월 정전사태의 책임을 지고 지경부 장관에서 물러난 최중경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석좌교수가 공직의 다양한 경험을 후진 양성에 쏟겠다며 강단에 섰다. 30여년간 공직생활만 해 대학 캠퍼스가 다소 안 어울리듯 했지만 최 교수의 표정은 그 어때 보다 밝아 보였다. 경제부처 공무원 시절 각종 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 붙여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대학에 와서도 여전히 당당했다. 올해 첫 강의에 들어가지 1시간 전인 지난 5일 최 교수를 만나 최근 경제 현안과 대학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 왔다.

최 교수는 최근 기름값 폭등과 유류세 인하 문제와 관련해 “원칙적으로 소비 절약이 우선이다”면서“그러나 유통과정에서 업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가를 확인하고 정유사들의 경쟁 확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국제유가가 초강세를 보여 자동차가 생업수단인 서민의 고통이 많을 것”이라며 “유가 인상으로 유류세 징수가 늘어난 만큼, 이를 고통받는 저소득층을 위해 유류세 환급 등의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모든 사람에게 유류세를 낮추는 것보다 취약계층 위주로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또 우리나라 경기 상황이 낙관하기 이르다고 우려했다. 그는“2월 무역수지가 호조를 보였지만 지난해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며 “아직 안심이나 낙관을 할 단계가 아니며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며 “외환보유고, 무역규모, 삶의 질에서 미국에 피해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우리나라가 ISD 조항을 미국보다 더 필요로 할 수도 있다”며“ISD가 투자하는 쪽의 입장을 배려하는 조항으로 친다면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이 우리에게 투자하는 것보다 많다. 앞으로도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 시절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대립했던 초과이익공유제와 관련해 “이익공유제의 개념은 애초 기업내에서 사용자와 노동자간 성과를 배분하는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고 현실적으로 정형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초과이익을 정하려면 연초에 대기업을 불러 한 해 예상이익을 들어본 뒤 실제 결산에서 그 이익을 넘어서면 잔여 이익을 나눠줘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일일이 국가가 개입해 계획경제 비슷하게 해야 한다. 실행 과정에서 할 수 없다”며 이익공유제에 대해 반대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이 협력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업성장의 선순환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협력으로 발생한 협력사업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협력이익배분제가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 10억배럴 생산광구 뻥튀기 논란에 대해 “2014년 1월 이후 계약 만료 기한이 닥치는 석유메이저 업체를 대신해 석유공사 등 우리나라 업체들이 지분을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UAE측이 이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나빠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MOU 자리에 직접가서 지켜봤고 그 자리에는 UAE 대통령, 왕세자, 부족의 지도자들이 모두 모여 있는 자리에서 사인한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정이 날 것이며 단지 가격과 물량 등 세부조건 조율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UAE 상업은행이 국내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 최 교수는“유럽과 미국계 자금의 변동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 중동자금이 보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며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플랜트금융이 유로존 위기 확산에 따른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 축소로 중동지역 금융시장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기관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 프로젝트 시장에서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금융조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그동안 맺어온 중동지역 금융기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아주 우수한 인적자본과 기술이 있고 아부다비는 석유, 지하자원과 국부펀드가 있다”며 “이 두 가지가 전략적으로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현 대학교육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이론과 실용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학생들이 이론만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쓸수 없기 때문에 실용적인 학문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학교에서 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이 이론과 실용에 대한 조화롭게 배울수 있다면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첫날 강의 주제로 미국, 유럽, 중국 각 나라의 경제 특색과 어떤 경제 질서를 형성하고 있는지와 국제기구간의 상호 기능과 역할에 대해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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