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고사성어다. 결과는 같지만 방법에 차이를 둬 남을 속이는 것을 일컫는다. 현재 정치권에서 내놓은 마구잡이식 복지공약이 조삼모사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국민을 저공이 기르는 원숭이와 같이 취급하고 있다.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표를 얻기 위해 남발하고 있다. 국가 재정을 멍들게 하고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흡혈귀와 다를 바 없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은 피해만 양산할 뿐이다.
기획재정부 복지태스크포스(TF)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남발하고 있는 복지공약을 들어줄 경우 5년간 국민 혈세는 340조원이 들어간다. 정부에서 정치권의 마구잡이식 복지를 조삼모사라고 비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의 대쪽같은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정부의 설득력 있는 주장이 얼마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바꾸기 행태를 취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항상 조변석개(朝變夕改)식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로 말바꾸기를 일삼아 왔다.
조선공사삼일은 조선 인조시절 어우당 유몽인이 쓴 어두야담이라는 일화로 정부의 정책이 삼일만에 한번씩 바뀐다는 의미다.
서애 유성룡이 군의 총책인 도체찰사에 재직할 당시 각 고을에 공문을 보냈다가 사흘 뒤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회수할 것을 역리에게 지시하자 공문이 그 즉시 돌아왔다.
유성룡이 공문을 보내지 않았냐고 화를 내며 꾸짖자 역리는 “응당 고칠 줄 알고 가지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부는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포퓰리즘 공약, 잘못된 정치 행태라고 맹비난을 퍼붓지만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를 수용한다.
자신들이 거품을 물고 반대했던 공약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가 하면, 과대포장을 통해 옹호하고 나선다. 정치권의 무모한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던 공무원들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기 일쑤다.
심지어 국민의 녹을 먹고 있는 공무원들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권의 정책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기까지 한다. 잘못된 정책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고위 공무원들은 새 정권의 나팔수 노릇도 마다하지 않는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나 공무원은 없고 자신들의 인기과 영달만을 쫓아 국민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정치인은 조삼모사로, 정부는 조변석개로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인, 국민을 부리는 정부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