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테마주 집중분석] 대선주자 따라, 공약 따라 부침…당선돼도 결국 추락

입력 2012-02-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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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선거 연관 업종 특수…제지·광고 관련株 수혜받아, 지난 대선 ‘테마주’본격 등장

국가적 ‘빅 이벤트’인 대선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이 때문에 증시 참가자들은 대선후보들의 공약과 당선될 경우를 가정해 증시 전망과 업종별 호재·악재를 분석하곤 한다.

18대 대선을 앞둔 올해도 어김없이 대선테마주들이 출렁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잇따른 고강도 조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정책, 발언 등 후보자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이 테마주로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이다.

◇과거 대선 수혜주는 제지·광고

국내 증시에서 대선테마주가 자리잡은 시점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이라는 것이 정설. 1992년 대선 이전에는 개인 참여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테마주나 수혜주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굳이 꼽자면 과거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의 단골 수혜주는 현재로써는 상상하기 힘든 제지와 광고였다. 각 대선 캠프별로 미디어와 대량의 인쇄물을 통한 홍보전에 열을 올리면서 제지업체와 광고업체에 특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 역시 외환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이어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김대중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료와 비료 업체 등 ‘대북지원 수혜주’가 주목 받았다.

특히 ‘벤처 2만개 육성’ 선거 공약은 엔씨소프트, 한빛소프트, 액토즈소프트 등 수많은 게임업체와 안철수연구소, 옥션, 다음 등의 급속한 성장배경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새롬기술로 대변되는 IT 버블을 이끌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닷컴 열풍이 휘몰아 치면서 실적은 온데간데없었고 미래성장성만으로 투자 종목을 고르는 `묻지마` 투자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또 IT거품이 꺼지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시세조정과 테마 같은 작전, CEO의 횡령 등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당시 급부상했던 노무현 후보의 ‘충청권 수도 이전’ 공약에 힘입어 충청권에 본사나 공장 등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주목 받았다.

계룡건설, 영보화학, 한라공조, 충남방적, 우성사료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또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 심리로 현대건설, 현대상선, 신원 등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참여정부 때는 특별한 정책수혜주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바이오 테마주가 증시를 들썩이게 했지만 황 전 교수 퇴장과 함께 급락했다.

◇2007대선서 무한확대…정책테마에 이어‘사돈의 팔촌’까지

‘대선테마주’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고 현재와 같은 형태로 다양하게 확대.재생산되면서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 2007년 대선이다. 이전에는 ‘대선수혜주’라는 용어가 통용됐다.

수혜 예상 범위가 무한대로 확장하면서 이른바 ‘사돈의 팔촌’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때로는 ‘어느 후보와 관련 있다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매수세가 크게 유입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통해 시장에 자리잡은 테마주로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대운하’와 정동영 후보의 ‘대륙철도’가 대표적.

‘한반도대운하 테마주’는 대선 경쟁이 본격화되기 훨씬 전인 2007년 연초부터 이상 급등세를 연출했다. 당시 시장의 검증공방에도 불구하고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던 특수건설, 삼호개발, 자연과환경, 이화공영 등이 대표적이다.

정동영 후보의 대표 공약인 ‘대륙철도 테마주’로 엮였던 폴캠, 미주레일, 세명전기 역시 묻지마 급등했다.

특히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주목할 점은 ‘사돈의 조카’, ‘사위’, ‘대학동문’, ‘후원회 멤버’ 등 다양한 인적네트워크가 관련테마주로 엮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아트라스BX는 이명박 후보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신천개발은 대주주인 구천서 전 국회의원이 이 후보와 대학동문이라는 것이 테마로 엮이면서 급등했다.

스포츠서울21은 당시 정동영 후보 대선캠프에 합류한 윤흥렬씨가 사장으로 있었다는 이유로 대선테마주에 합류한 경우다.

막바지에 대선 레이스에 합류한 이회창 후보 역시 다양한 테마주를 시장에 내놨다. 단암전자통신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의 장인인 이본서 전 상공부 장관 조카가 이 회사의 대표로 있었다.

아남전자는 최대주주인 아남인스트루먼트 지분을 갖고 있는 김주채씨가 이 전 총재의 후원회 멤버라는 소문으로 관련 테마에 합류했다.

◇테마 소진이후 대부분 급락…투자자 피해 극심

위험성을 알고도 대선테마주에 올인하는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주식과 관련된 후보가 당선되면 ‘대박’이 터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테마주’들은 이슈가 부각되면 무섭게 급등하지만 영향력이 소진되면 오른 만큼 급락할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해당 대선을 전후해 급등했던 종목 대부분은 해당 후보의 당선과 무관하게 급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테마주로 날렸던 이화공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화공영의 주가는 2007년 8월 2600원대였던 주가가 4개월 만에 6만7400원으로 뛰어 올랐다. 무려 2490%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도 불구하고 그해 연말 주가는 1만590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12년 2월 23일 이화공영의 종가는 3535원이다.

특수건설도 한 해 동안 3040원에서 4만9700원까지 올라 최고 16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6500원까지 떨어져 추격매수에 나섰던 개미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후보의 정책 테마주인 세명전기 역시 비슷한 패턴이다. 2002년 7월초까지 1000원대에 불과했지만 2달여 만에 나 9월17일 7630원을 기록하면서 7배가 넘게 폭등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이후 10거래일 만에 3555원으로 반토막 났고 연말에는 2000원선으로 완전히 이전수준으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테마주였던 EG 역시 급등락을 거듭했다. 2007년 6월초 1만3850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6월22일 3만3100원으로 138.99% 급등했지만 한 달도 안 돼 2만1750원으로 급락한데 이어 10월4일에는 1만3650원으로 오히려 6월초보다 더 떨어졌다.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부지기수였다.

정부 정책을 호재로 급등했던 종목들 역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급락,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

90년대 말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전화로 벤처 신화이 주인공이 됐던 새롬기술이 대표적. 새롬기술은 신기술과 정부 정책에 힘입어 1999년 2500원하던 주가는 6개월만에 110배인 30만원까지 폭등, 시가총액만 2조이 넘어섰다. 하지만 실적은 따라주지 않고 CEO 분식회계, 경영권 분쟁까지 이어지면서 주식은 휴지조각으로 변했고 벤처신화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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