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종목톡톡]동원수산, 경영권 분쟁 종식…주가 영향은?

동원수산이 대표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소송 취하에 가족 간 경영권분쟁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의 갈등을 비춰볼 때 경영권 갈등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경영권이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급등했던 전력을 감안하면 경영권 분쟁의 해소가 동원수산의 주가에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원수산은 8일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한 박경임씨가 소송을 취하했다고 공시했다. 박씨는 왕윤국 명예회장의 후처이자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의 의붓어머니이다. 지난달 7일 왕 대표와 왕인상 상무를 해임하고 왕태현 상무와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지난 3월에도 주주제안을 통해 왕 대표를 해임하고 자신과 왕 명예회장 사이의 막내딸인 왕기미 상무를 대표로 선임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한 양측이 왕기미 상무가 신규이사로 선임되고 왕 대표가 연임하는 선에서 합의하며 마무리됐었다.

그동안 타 기업과는 달리 동원수산의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했다. 경영권 분쟁 소식이 들릴 때마다 주가는 급등했고 경영권 갈등이 해소되면 바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8일에도 박씨의 소송취하소식이 들리자 동원수산의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했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가족 간 지분 확보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왕 대표의 지분은 0.50%에 불과한데 비해 왕기미 상무의 지분은 1.45%, 박씨의 보유지분은 4.18%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소송 취하에도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회사 측 역시 소송취하가 반갑기는 하지만 왠지 찜찜하다는 반응이다. 동원수산의 주식담당자는 “이미 지난 3월 합의를 통해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소송취하는 절대 화해의 의도에서 나온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박씨가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될게 확실하다는 사실을 변호사에 듣고 취하를 결정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씨가 소송을 취하한 후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박씨 측의 높은 지분율에 대해서는 “왕 명예회장의 지분(17.30%)을 확보하지 않는 한 지분율 싸움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명예회장님께서 현재 중병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명예회장님의 지분을 누가 가져가는가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