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가 위성라디오에서 셋톱박스와 포터블HD라디오에 눈을 돌린 건 불과 4년 전인 2008년으로 최동열 대표가 회사를 인수하고 난 직후다.
당시 기륭전자는 시리우스 위성라디오로 한참 주가를 올리던 막바지였고 이미 경쟁사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뺏긴데다 이렇다 할 성장 아이템이 없는 암울한 시기로 전환점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위성라디오 만으로는 회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최동열 대표는 기륭전자의 노하우와 연구 인력으로 단기간에 최대의 실적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셋톱박스’와 ‘포터블 HD라디오’를 선정하고 집요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포터블HD라디오 역시 대형바이어와 HD라디오 관련 연구진만 10~20명 수준으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누적매출 100억원대 이상을 올리던 제품이었다.
해마다 매출의 15%이상 약 3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연구개발비에 투입해 신제품개발과 우수연구인력 확보에 주력했고 드디어 2010년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발초기 셋톱박스는 러시아를 시작으로 현재는 일본향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 유럽향 제품의 개발이 완료돼 인증 대기중이다. HD라디오 역시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 미국시장에서 매출이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포터블HD라디오에 이어 올해부터는 HD라디오 모듈을 개발해 야마하, 인켈, 아남, 데논 등 오디오기기 전문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3만대 이상을 공급키로 하는 등 주력제품으로 성장하며 3분기 영업흑자를 견인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디지털 셋톱박스와 HD라디오가 기륭전자를 뒷받침했던 제품이었다면 앞으로는 기륭전자를 이끌어가는 핵심 제품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륭전자는 올해 초 디지털가전 사업과 에너지 및 기타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가전 사업에는 위성라디오와 모터사이클내비게이션, DMB모듈 등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제품을 통해 재무안전성을 확보하고 휴대폰 관련 악세사리를 비롯한 스피커, 가습기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이들 신사업은 4분기부터 매출이 시작돼 기륭전자 영업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에너지 및 기타 사업은 2012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륭전자가 3분기를 영업 흑자 전환과 함께 4분기 실적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는 데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해 11월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7년 여간 지속되던 불법점거 및 노사문제를 최동열 대표의 직접경영 7개월 만에 원만히 해결함으로써 잠재적인 악재를 해소했다. 특히 2010년 기준으로 과거 진행된 사업부문의 불용재고자산과 장기채권에 대해 평가손실 및 대손 처리를 완료했기 때문에 부실우려가 없는 등 회계 투명성이 보장됐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면서 올해부터 흑자전환을 하기위한 기본기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중국공장에 거는 기대 역시 남다르다. 중국 소주시에 위치한 기륭전자 소주유한공사는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양산체제를 갖춘 전자화된 공장으로 대지 18963㎡에 건물 12644㎡ 규모로 셋톱박스와 HD라디오, 위성라디오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동열 기륭전자 대표이사는 “기존사업의 성장을 발판삼아 3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전체 매출 역시 전년대비 20%이상 상승한 240억원 이상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휴대폰 관련 악세사리를 비롯한 스피커, 가습기 사업 등 4분기에 본격화될 다양한 신규사업의 매출부분을 포함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부터 가시화될 셋톱박스가 유연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내년을 전세계 디지털방송 전환의 기점으로 본다면 매출 기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