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복인가 재앙인가] ⑨-1 변방의 절규…중국 소수민족의 눈물

입력 2011-10-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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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시대의 화약고...중앙정부 붕괴 불씨되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2009년 7월 발생한 유혈시위 현장에서 한 여성이 부상한 노모를 부둥켜안고 울부짖고 있다.

중국 변방의 화약고, 신장(新疆) 위구르와 시짱(西藏), 네이멍구(內蒙古).

소수민족이 주로 거주하는 이 곳은 지배계급인 한족과의 민족갈등과 차별 등으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신장의 수도 우루무치에서는 지난 2009년 7월 위구르족들이 한족을 무차별 공격하는 유혈폭동이 발생해 192명이 숨지고 1721명이 부상했다.

시짱에서는 2008년 3월 티베트의 독립을 요구하는 승려들의 시위로 18명이 숨지고 382명이 다쳤다.

일련의 사태는 모두 민족간 경제 격차에 불만을 품은 민중, 실권이 없는 리더에 대한 불만이 분출해 대규모 유혈사태로 발전한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태는 그 동안 잠재된 중국 소수민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한다.

중국 전체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한족과 다른 독자적인 문화를 보유한 민족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 새삼 세상의 주목을 끈 것이다.

사실 중국은 옛날부터 민족성이 다양한 사회였다.

중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몽골족인 원(元), 한족인 명(明), 만주족인 청(淸), 그리고 한족인 중화민국에 이르기까지 이민족간 왕조 교체가 끊임없이 반복됐다.

이런 관점에서 1949년 중화민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의 이행은 한족 대 한족의 권력 교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갖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1912년 중화민국 건국에서부터 현재까지 한족이 100년간 권력을 독점하면서 소수민족에 대한 억압이 심했다는 것이다.

정치와 사회 변화에 의해 한족의 입지가 절대화하면서 소수민족이 새로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여지가 사라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수민족들이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반란을 일으킨 것은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다만 소수민족이라 하기엔 이들이 가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56개 소수민족이 사는 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64%에 이르며, 이 지역에는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10년에 한번씩 실시되는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현재 소수민족의 인구 비율은 8.4%에 불과해 이들이 소수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소수민족 인구 수는 1억449만명으로, 한국 인구의 2배가 넘는다.

민족별로 보면 티베트족이 542만명, 위구르족이 840만명, 몽골족이 581만명이다. 인접한 몽골이 인구 270만명으로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들을 결코 소수민족이라 할 수 만도 없다.

그럼에도 소수민족은 중국 중앙 세력의 팽창과 수축에 따라 독립적인 지위를 누리거나 예속됐다.

중국 공산당은 건국 이후 소수민족 지역에 군대를 보내 강제 병합했다.

중국은 소수민족을 상대로 선심성 우대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들이 느끼는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은 뿌리가 깊다.

중국 최고 권력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소수민족 출신은 한 명도 없다.

또 소수민족 자치지역 행정기관에는 소수민족 임용 할당비율이 있지만 요직은 대부분 한족이 장악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소수민족 지역의 석탄·철광석 등 지하자원을 개발하면서 상당수 소수민족은 생활터전을 잃거나 저임금 광부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우월감에 사로잡힌 일부 한족이 소수민족을 멸시하면서 갈등과 충돌을 일으킨 것이 유혈사태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족의 이권 장악·소수민족의 소외감 고조·민족 갈등과 유혈 진압 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결국 구소련처럼 중앙정부가 붕괴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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